선교지

김영민, 이지현 선교사 | 미얀마 그유나 공동체 | 2025년 6월 소식

NJBPC 2025. 6. 10. 20:33

 

스웜삐 & 뱌무사의 결혼 이야기 

“하나님의 열심으로 두 사람이 하나가 되기까지”

지난주, 스웜삐와 뱌무사의 결혼식을 은혜 가운데 잘 마쳤습니다. 이 결혼식 하나에 10년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10년 전, 미얀마에 막 도착해 양곤 대학촌 근처에서 월세집을 구하러 다녔습니다. 그 집을 처음 보여준 사람이 바로 스웜삐였습니다. 당시 21살.

불심 깊은 청년이었고, 저를 보자 “목사님도 불교 한번 배워보시라”며 전도(?)하던 친구입니다. 저희 가족에게 버마어를 가르치다가, 어느 날은 머리 깎고 와서 “스님 되겠다”고도 했습니다. 
그런 그와 함께 4년 동안 설교문 100편 넘게 번역하고 책도 냈습니다. 

그랬던 스웜삐가 2019년, 과외를 마치고 할 말이 있다며 저에게 조용히 말했습니다. 

“성령님요... 저도 믿고 싶은데, 선생님에겐 그게 있는데, 제겐 없어서 떠납니다" 그리고 정말 떠났습니다. 저와 아내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2년이 지난 어느 밤, 스웜삐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세야! 클럽에서 친구들과 술 마시다 사탄을 봤어요. 지옥도 봤어요. 어떻게 해야 하죠?” 

얼마 후, 철강회사 매니저 일을 그만두고 따웅지로 오겠다고 했습니다. “월급 80만 원 포기하고, 여기 와서 아이들 살피며 20만 원 받게 될 텐데… 괜찮겠냐?” 했더니

“하나님이 누구신지 알아야겠어요.”

그는 그렇게 그유나로 합류했고, 지난 1년간 훈련을 받으며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하고 성령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기도하는 딸 뱌무사와 하나님 앞에서 하나가 되었습니다.

스웜삐는 세 살 때 어머니를 암으로 잃었습니다. 선생님이셨던 어머니는 투병 중 친구의 손에 통장을 쥐어주며 마지막 부탁을 하고 젊은 나이에 떠났습니다. 

“내 아들을 돌봐 줘”

 그 뒤로 친구는 한 집에서 스웜삐를 20년간 키워주셨습니다. 그 집이 저희가 미얀마에서 처음 살았던 그 월세집이었고, 그 집으로 저희를 처음 맞이해 준 아들이 스웜삐였습니다.

결혼식에 그 친구 선생님도 따웅지까지 올라오셨습니다. 그분은 양곤에서 학생 2000명이 넘는 불교 사립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불심이 깊은 분이셨습니다. 그럼에도 이곳 일상에서 울려 퍼지는 그유나의 찬양 소리, 기도 소리에도 마음에 각을 세우시거나 미간 하나 찌푸리지 않으셨습니다.

“진짜 엄마시구나.”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누가 될까 하여 조심하시는 모습은 연상 스웜삐 엄마였습니다. 

차로 14시간을 다시 내려가시기 전, 제 손을 잡고 말씀하셨습니다.

“스웜삐가 좋은 가족을 만났네요. 주례 설교 파일을 좀 보내주세요.”

그 순간, 주님이 그분 마음 안으로 조용히 들어가시는 것을 본 듯했습니다.

스웜삐의 아버지도 결혼식에 오셨습니다. 74세. 

아들과 거리 두고 살아온 세월이 있었지만, 결혼식만은 꼭 보고 가겠다고 버스를 타고 올라오셨습니다. 떠나시기 전 제 손을 잡고 울먹이며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소. 말을 안 들으면 꾸중하고... 때리시오.”

그렇게 아들이 안 보는 곳에서 “부디 내 아들을 너그럽게 봐주소.” 라는 조용한 부탁을 남기시고, 그다음 날 아침 일찍이 담배 하나 무시고 14시간 길을 또 내려가셨습니다.

마지막까지 “사랑한다” 한마디 못 하시던 늙은 아버지의 마음이 자식 앞에 녹아내려 복음의 문이 열리는 것 같았습니다.

결혼식 날, 200명이 넘는 불교인들이 혼인 잔치에 오셨습니다. 공립학교 교장 선생님, 선생님들, 지역 어르신들까지… 

그분들 앞에서, 
"그유나는 누구인가, 누구여야 하는가" 50분간 말씀을 전했습니다.

말씀 앞에서 홍해가 갈라지듯, 빛 앞에서 어둠이 물러가는 순간이었습니다.

핍박보다 더 자랑스러운 복음, 빠오족이나, 불교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이심을 그유나는 “아멘”으로 합창하였습니다.

이 결혼은 단순한 서약이 아니었습니다. 둘을 하나 되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열심이었습니다.

불로도 대신할 수 없는 여호와의 불, 그 열심이 스웜삐와 뱌무를 부부로 하나되게 하셨습니다. 그 하나님의 열심으로 스웜삐가 5명의 아이를 낳고, 목회자 가정이 되겠답니다. ^^

Love is a long suffering. 
이제 시작입니다. 참 사랑은 인내 속에서 열매를 맺습니다. 이 둘의 시작을 통해 한 몸이라는 참 사랑의 열매가 되기를 바랍니다. 

열매는 씨앗을 보호하기 위해 덮여 있습니다. 그 씨앗 안에 생명이 있으니까요. 그 열매가 다시 썩어 벗겨지고, 또 다른 씨앗이 되어 미얀마 땅에 생명으로 심겨질 것입니다.

그유나는 계속 기도합니다. 그 하나님의 열심이 여러분의 가정에도 온전히 이루시기를.

고맙습니다. 
그유나올림